드디어 이강인의 첫 마드리드 더비가 열렸습니다.
한국시간 9월 20일 밤부터 21일 새벽까지 열린 2026-27시즌 라리가 7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홈인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2-1로 꺾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심을 모았던 건 이강인이었습니다.
단순히 교체로 잠깐 출전한 것도 아니고, 마드리드 더비라는 큰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89분을 소화했습니다. 골이나 도움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아틀레티코가 기록한 두 골 모두 이강인의 패스에서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1 레알 마드리드
- 53분 알레한드로 그리말도(PK)
- 59분 조너선 데이비드
- 89분 안토니오 뤼디거
이강인, 첫 마드리드 더비부터 선발
이강인은 이날 4-4-2를 기반으로 한 아틀레티코의 공격진에서 조너선 데이비드와 함께 전방에 배치됐습니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한 자리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오른쪽 측면과 하프스페이스 쪽으로 내려오면서 공을 받아주고, 직접 드리블하거나 왼발 패스로 공격 방향을 바꿔주는 모습이 자주 나왔습니다.
특히 레알의 강한 압박 속에서도 공을 쉽게 잃지 않고 전진 플레이를 시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이강인에게 골이나 도움보다 더 눈에 들어왔던 부분이 '마드리드 더비에서도 평소처럼 공을 요구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라고 해서 플레이가 위축된 느낌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강인이 레알 마드리드 수비를 앞에 두고 왼발로 킥하는 장면
사진 설명 : 생애 첫 마드리드 더비에 선발 출전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강인.
전반 32분, 쿠르투아를 긴장시킨 왼발 슈팅
전반부터 이강인은 적극적이었습니다.
전반 15분 오른쪽에서 수비를 벗겨낸 뒤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조너선 데이비드의 헤더까지 연결됐습니다.
그리고 전반 32분에는 이강인다운 장면이 나왔습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 앞에서 왼발로 강하게 감아 찬 슈팅이 골문을 향했는데, 티보 쿠르투아가 몸을 날려 막았습니다.
골이 됐다면 정말 그림 같은 장면이 될 수 있었는데 아쉬웠습니다. 후반에도 한 차례 왼발 슈팅을 시도하면서 이날 두 차례 슈팅을 기록했습니다.
선제골도 이강인 패스에서 시작됐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승부가 움직인 건 후반이었습니다.
그리고 첫 골의 시작에도 이강인이 있었습니다.
자기 진영 오른쪽에서 레알의 압박을 받던 이강인이 반대편으로 긴 패스를 보내면서 압박을 풀어냈고, 다비드 한츠코가 공을 이어받아 전진했습니다.
이후 한츠코의 패스를 받은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딘 하위선의 반칙을 얻어냈습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VAR 판독 이후 하위선에게 퇴장이 주어졌습니다.
키커로 나선 알레한드로 그리말도가 성공시키며 1-0.
기록상 이강인의 도움은 아니지만 공격의 출발점이 된 패스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골은 더 확실했다
개인적으로 이날 이강인의 가장 좋은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두 번째 골의 기점이 된 패스를 고르고 싶습니다.
후반 59분.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앞으로 침투하는 줄리아노 시메오네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넣어줬습니다.
시메오네가 곧바로 중앙으로 낮은 크로스를 연결했고, 조너선 데이비드가 슬라이딩하며 왼발로 마무리했습니다.
이강인 → 줄리아노 시메오네 → 조너선 데이비드
공식 도움은 시메오네의 기록이지만, 레알 수비를 깨뜨린 첫 패스가 이강인에게서 나왔습니다.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 또는 크로스를 시도하는 경기 사진
사진 설명 : 아틀레티코의 두 번째 골은 이강인의 전진 패스에서 시작됐다.
한 가지 아쉬웠던 장면, 발베르데 태클 논란
경기력이 좋았던 것과 별개로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장면도 있었습니다.
전반 막판 이강인이 역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페데리코 발베르데에게 뒤에서 태클을 시도했고 발목 부위를 밟았습니다.
주심은 반칙만 선언하고 카드를 꺼내지 않았지만, 경기 후 레알 마드리드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장면 사진까지 보여주며 퇴장이 나왔어야 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이강인이 그대로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지만, 태클 자체는 상당히 위험했던 장면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이강인이 가장 조심해야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경기 내용 자체도 아틀레티코가 우세했다
스코어만 보면 2-1이라 팽팽했던 것 같지만 경기 지표에서는 아틀레티코가 상당한 우위를 보였습니다.
아틀레티코는 점유율 61%, 슈팅 18개, 유효슈팅 9개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레알은 슈팅 8개, 유효슈팅 3개에 그쳤습니다.
기대득점(xG) 역시 아틀레티코 2.39, 레알 0.32로 큰 차이가 났습니다.
물론 후반 초반 하위선의 퇴장으로 레알이 수적 열세에 놓인 영향도 컸습니다.
하지만 퇴장 이전 전반전부터 아틀레티코가 레알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주도권을 가져가려 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강인 경기 기록은?
이강인은 후반 44분 모르텐 히울만과 교체될 때까지 거의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뛰었습니다.
공식 공격포인트는 0골 0도움.
그렇지만 두 골 모두 공격 전개의 기점 역할을 했고, 전반과 후반에 직접 슈팅까지 시도했습니다. 일부 통계업체 평가는 엇갈렸는데, 풋몹을 인용한 국내 보도에서는 7점대 평가가 나온 반면 다른 통계 데이터에서는 6점대 중반으로 집계됐습니다. 따라서 숫자 하나만으로 이날 경기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실제 공격 전개 관여도를 함께 보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골 없이도 영향력을 보여준 경기'
이번 경기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이강인이 이제 아틀레티코에서 단순한 로테이션 자원으로 뛰는 단계는 확실히 지나고 있다는 것.
라리가 최고 수준의 라이벌전인 마드리드 더비에서 선발로 나왔고, 89분을 소화했습니다.
그리고 득점이나 도움이라는 결과는 없었어도 아틀레티코의 두 득점 과정에 모두 관여했습니다.
특히 오른쪽에서 공을 받은 뒤 전진 패스와 왼발 킥으로 공격의 방향을 만들어주는 모습은 현재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이강인이 교체되거나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승리를 기뻐하는 장면
사진 설명 : 이강인은 후반 89분 교체되며 자신의 첫 마드리드 더비를 마쳤다.
아틀레티코 3연승, 리그 2위 도약
이번 승리로 아틀레티코는 리그 3연승을 기록하며 승점 16점을 확보했고 라리가 2위로 올라섰습니다.
무엇보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한 더비 승리라는 점에서 분위기까지 크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강인 개인에게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경기였습니다.
스페인 무대로 돌아온 뒤 아틀레티코의 7번을 달고 뛰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받았는데, 이제는 자신의 첫 마드리드 더비에서 선발 89분과 승리까지 경험했습니다.
골이나 도움이 없어 기록지만 보면 평범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기를 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두 골의 시작점에 있었고, 레알을 상대로도 자신의 왼발과 패스를 보여줬던 경기.
이강인의 첫 마드리드 더비는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했습니다.
경기 결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1 레알 마드리드
⚽ 53' 그리말도(PK)
⚽ 59' 조너선 데이비드
⚽ 89' 뤼디거
이강인 : 선발 출전 · 89분 · 0골 0도움 · 두 득점 공격 전개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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