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7시즌 스페인 라리가 5라운드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레알 소시에다드를 상대로 원정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한국시간으로 9월 14일 새벽,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아노에타에서 열린 경기였다.
이번 경기에서 관심을 모았던 선수는 역시 이강인.
이강인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 개막전 이후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고, 약 6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다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후반 15분 코케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아틀레티코는 경기 대부분 답답한 흐름을 보였지만 후반 막판 무려 세 골을 몰아치며 결과적으로 3-0이라는 큰 점수 차의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 결과
레알 소시에다드 0 : 3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득점은 모두 경기 막판에 나왔다.
후반 39분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의 페널티킥 골을 시작으로 후반 45분 조너선 데이비드, 추가시간 줄리아노 시메오네까지 연속골을 기록했다.
스코어만 보면 아틀레티코의 완승처럼 보이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조금 달랐다.
아틀레티코가 처음부터 레알 소시에다드를 압도한 경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후반 중반까지 공격 전개가 상당히 답답했고, 레알 소시에다드 역시 세트피스와 중거리 슈팅을 통해 아틀레티코 골문을 위협했다. 아틀레티코는 전반 기대득점(xG)이 0.16에 불과했지만 후반에는 1.76까지 올라가며 경기 막판 집중력 차이로 승부를 결정했다.
이강인 선발 출전, 위치는 어디였나?
이강인은 이날 아틀레티코 공격진의 핵심 자원으로 선발 출전했다.
공식적으로는 공격 2선 혹은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위치였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과 아데몰라 루크먼을 전방에 두고, 알렉스 바에나와 모르텐 히울만, 마르코스 요렌테, 줄리아노 시메오네 등을 중원에 배치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으로 넓게 빠지기도 했고 중앙으로 이동해 공을 받으며 공격을 연결하는 역할도 맡았다.
특히 왼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오른쪽 지역에서 공을 받은 뒤 직접 돌파하거나 크로스를 올리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전반 5분, 이강인이 만든 첫 번째 위협적인 장면

이강인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경기 시작 직후 나왔다.
전반 5분 아틀레티코가 후방 빌드업을 통해 레알 소시에다드의 수비를 끌어낸 뒤 빠르게 전방으로 공을 전달했다.
루크먼이 이강인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이강인이 빠르게 전진하며 페널티박스 쪽으로 파고들었다.
이강인은 그대로 왼발 슈팅까지 가져갔다.
아쉽게 골문을 살짝 빗나갔지만 이날 경기에서 두 팀을 통틀어 나온 첫 번째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초반만 놓고 보면 이강인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공을 받은 뒤 방향을 바꾸는 움직임도 좋았고 상대 수비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에 공격 속도를 올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전반 24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
전반 24분에는 이강인의 장점이 제대로 드러나는 장면이 나왔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왼발로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모르텐 히울만이 헤더로 연결했다.
헤더가 골대를 살짝 벗어나면서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이강인의 플레이 가운데 가장 좋았던 장면이었다고 본다.
이강인은 드리블뿐 아니라 수비가 완전히 정돈되기 전에 빠르게 크로스를 넣어주는 능력도 가진 선수다.
특히 왼발 킥의 정확도는 아틀레티코에서도 충분히 공격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보여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감이 줄었다
문제는 경기 중반 이후였다.
전반 초반에는 적극적으로 공을 받으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틀레티코의 전체적인 공격 전개가 답답해졌다.
중앙에서 전방으로 공을 전달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강인 역시 좋은 위치에서 공을 받는 횟수가 줄었다.
후반 들어서는 존재감이 더욱 감소했다.
아틀레티코 전문 매체 Into the Calderón 역시 이강인에 대해 경기 초반에는 가장 위협적인 아틀레티코 선수처럼 보였지만 후반 들어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강인의 장점인 볼 키핑이 이날은 오히려 공격 템포를 늦추는 장면으로 이어졌다는 현지 평가도 나왔다.
스페인 매체에서는 상대 압박을 버티고 공을 지키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빠르게 원터치로 연결해야 할 상황에서는 볼 터치가 많아지는 부분을 지적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아틀레티코에서 이강인이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이강인 후반 15분 교체
결국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4~15분경 한꺼번에 세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이강인과 알렉스 바에나, 마르코스 요렌테가 빠졌고 코케와 조니 카르도주, 조너선 데이비드가 투입됐다.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약 60분.
최근 경기에서도 59분, 66분, 72분 등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교체 역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시메오네 감독은 경기 전에도 이강인의 교체와 관련해 경기 내내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후반전 초반 경기 흐름을 바꾸기 위해 과감하게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이강인 교체 이후 아틀레티코가 달라졌다
경기 전체를 보면 여기서부터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코케가 들어오면서 중원에서 공을 정리해주는 역할이 생겼고 조너선 데이비드가 최전방에서 보다 확실한 공격 기준점을 만들어줬다.
전문 매체에서도 약 60분경 전술 변화 이후 아틀레티코의 구조가 훨씬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것을 단순히
'이강인이 빠져서 아틀레티코가 좋아졌다'
라고 해석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이강인만 교체된 것이 아니라 바에나와 요렌테까지 동시에 빠졌고 아틀레티코의 포메이션과 중원 구성이 함께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코케의 투입으로 후방과 공격 사이 연결이 안정됐고 조너선 데이비드라는 확실한 중앙 공격수가 들어오면서 공격의 형태 자체가 달라졌다.
따라서 이강인의 개인 경기력과 팀 전체의 전술 변화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후반 39분, 균형을 깬 그리말도의 페널티킥
후반 중반까지도 0-0 흐름이 이어졌다.
승부를 가른 것은 후반 39분이었다.
아틀레티코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이 레알 소시에다드 잡 오치엥의 손에 맞았고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VAR 확인 이후에도 판정은 유지됐다.
키커는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그리말도는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아틀레티코에 귀중한 선제골을 안겼다.
레알 소시에다드 입장에서는 경기 막판까지 팽팽하게 버텼기 때문에 상당히 뼈아픈 실점이었다.
조너선 데이비드의 아틀레티코 첫 골
선제골 이후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아틀레티코 쪽으로 넘어갔다.
후반 45분에는 그리말도가 직접 역습을 시작했다.
공을 탈취한 뒤 빠르게 전진한 그리말도가 조너선 데이비드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데이비드는 수비 사이로 파고든 뒤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스코어는 2-0.
특히 조너선 데이비드에게는 의미가 큰 골이었다.
아틀레티코 이적 이후 기록한 첫 골이었기 때문이다.
교체 투입된 선수가 직접 득점까지 만들어내면서 시메오네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줄리아노 시메오네의 쐐기골, 최종 스코어 3-0
경기는 사실상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틀레티코는 한 골을 더 만들어냈다.
추가시간 5분경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중앙에서 공을 잡은 뒤 엄청난 속도로 전진했다.
경기 막판임에도 상대 수비를 따돌릴 정도의 스피드를 보여줬고 그대로 슈팅까지 성공시키면서 3-0을 만들었다.
전반부터 후반 중반까지 답답했던 경기가 마지막 10여 분 사이 완전히 다른 경기로 변한 셈이다.
이강인 경기 기록은?
이강인은 이날 약 60분 동안 출전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전반 5분 왼발 슈팅과 전반 24분 히울만의 헤더로 이어진 크로스를 만들어냈다.
통계업체 풋몹 기준으로는 기회 창출 1회를 기록했고 경기 평점은 6.4점이었다.
당시 아틀레티코 선수단 평균 평점이 7.2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전반전에는 공격의 시작점 역할을 하는 장면이 분명히 있었고 왼발 킥 능력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로 후반 들어 활동량과 공격 영향력이 감소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강인에게 아쉬웠던 부분
이번 경기에서 아쉬웠던 것은 단순히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는 점만은 아니다.
시메오네 감독이 원하는 아틀레티코의 축구에서는 공을 잘 지키는 것뿐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다음 플레이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강인은 상대의 압박 속에서도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는 선수다.
몸의 중심을 낮게 가져가고 방향을 바꾸면서 공을 소유하는 능력은 분명 뛰어나다.
하지만 역습 상황이나 상대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는 두세 번의 터치보다 한 번의 패스가 더 위협적일 수 있다.
이날 현지에서 지적한 부분도 바로 여기에 가까웠다.
앞으로 이강인이 볼 소유 능력에 빠른 판단과 원터치 연결까지 더한다면 아틀레티코에서 활용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계속되는 선발 출전'
평점만 보면 아쉬운 경기였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시메오네 감독이 계속 이강인을 선발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강인은 개막전 교체 출전 이후 라리가에서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이는 적어도 현재 이강인이 단순한 로테이션 자원이 아니라 시메오네 감독의 주전 경쟁 구상에 들어가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이미 골과 도움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아틀레티코 적응 자체가 실패했다고 볼 단계는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느냐'보다 '출전 시간을 얼마나 늘리고 경기 전체에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기대했던 이강인 vs 구보 맞대결은 무산
이번 경기를 앞두고 또 하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과 레알 소시에다드의 구보 다케후사 맞대결이었다.
두 선수는 2001년생 동갑으로 스페인 무대에서 오랜 시간 활약해왔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 팬들의 관심도 상당했다.
하지만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강인은 후반 15분경 교체됐고 구보는 이강인이 나간 뒤인 후반 27분 투입됐다.
결국 두 선수가 같은 시간 그라운드에 서는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승리
이번 3-0 승리는 아틀레티코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아틀레티코는 앞서 아틀레틱 빌바오전과 챔피언스리그 리버풀전에서 연달아 패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특히 이번 경기는 원정 경기였기 때문에 승점 3점의 의미가 더욱 컸다.
이번 승리로 아틀레티코는 라리가에서 3승 1무 1패, 승점 10점을 기록하며 4위로 올라섰다.
경기 내용 자체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후반 막판 집중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개인적으로 본 이강인 소시에다드전 총평
개인적으로 이번 이강인의 경기는 '전반에는 번뜩였지만 후반까지 이어가지 못한 경기'라고 정리하고 싶다.
전반 5분 직접 슈팅을 만들어낸 장면과 전반 24분 크로스는 이강인이 왜 아틀레티코 공격진에서 계속 기회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좁은 공간에서도 공을 지킬 수 있고 왼발 한 번으로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장점이다.
반면 경기 템포가 빨라졌을 때 판단 속도와 후반전 영향력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무엇보다 시메오네 감독이 최근 반복해서 약 60분 전후에 이강인을 교체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눈여겨볼 부분이다.
선발 경쟁 자체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이제 이강인에게 필요한 것은 60분짜리 좋은 선수가 아니라 90분 동안 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경기는 공격 포인트 없이 끝났지만 시즌은 이제 초반이다.
아틀레티코에서 이미 득점과 도움을 기록했고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 템포에 조금만 더 익숙해진다면 이강인의 장점이 더욱 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다음 경기도 이강인 선발일까?
아틀레티코의 다음 일정도 빠르게 이어진다.
아틀레티코는 한국시간 9월 17일 오전 2시 오사수나와 홈경기를 치른다.
이번 경기에서 60분만 소화한 만큼 체력적으로는 다음 경기 출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다만 시메오네 감독이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강인이 다시 선발 명단에 포함될지도 관심 포인트다.
소시에다드전에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이강인의 왼발에서 다시 득점이나 도움이 나올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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